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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도서/자기계발

어류가 분류 체계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by 저스트수 2022.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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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읽고

 

 

유튜브에서 김겨울님의 소개로 사게 된 책이다. 얼마나 재미있으면 어떤 책인지 구체적인 언급을 못하는가 싶어서 사뒀다가 처음에 책장이 너무 안 넘어가서 그대로 한참을 방치해 두었다. 그런데 갑자기 지인이 이 책은 꼭 끝까지 참고 봐야만 한다고 해서 다시 궁금증이 증폭, 힘든 고비(?)를 견디고 재미의 읽어내다가 반전이 시작될 쯤부터 맨 뒤에 프롤로그까지 한 번도 지치지 않고 흥미롭게 읽었다.

 

 

 

먼저 이 책은 첫 인상이 좋다. 단정적이면서도 호기심을 자아내는 제목에 인어공주를 연상시키는 삽화도 뭔가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이 책을 다 읽고 혼자 생각한 거지만 이야기의 외적 범주에서 그리고 내적 범주에서 모두 부합하는 무척이나 좋은 제목이라는 느꼈다. 책을 다 읽어 본 후 이 제목을 다시 한번 곰곰 곱씹으며, '와우, 이 사람 참 쩐다.' 이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 이유는 말미에 다시 설명해 보기로!

 

 

 

 

 

출처 예스24

 

 

 

 

도덕경에서 이르기를 도가도비상도 '도를 도라고 말하면 도가 아니다' 이름 붙은 관념이나 체계에 집착하지 말고 자유롭게 살라는 노자의 가르침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와 너무도 닮아있다. 이 책의 화자가 자취를 쫒는 한 사람, 그의 이름은 '데이비드 스타 조던' 체계나 분류에 집착하는 습을 어릴 때부터 갖고 있던 이 사람은 훗날 어류학자로서 수많은 종의 어류의 이름을 붙이고 체계를 만들어낸다. 그 집념은 훗날 스탠퍼드 대학의 총장 자리에 오를 정도로 많은 이에게 추앙받는 위치에 오르게 된다.

 

 

이 글의 화자는 과학자의 딸로 혼란스러운 세계에 답을 내려줄 인물을 찾다가 '데이비스'에 삶을 추적한다. 그녀는 어릴 때 아버지로 부터 인간의 삶엔 의미가 없다는 말을 듣고 더욱 혼란해한다. 그 후로도 진정한 행복과 가치, 그리고 자기 자신의 본모습을 차지 못해 힘든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그에 대한 답을 '데이비드'를 통해 구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런데 기대와 달리 그의 실체는 편집증적이고 광적인 거짓말쟁이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오랜 세월 스탠퍼드 대학에 최근까지 동상이 있을 정도로 (이 작품은 출판 후에 그의 동상을 쓰러뜨리기에 충분했다.) 명망 있는 과학자의 모습은 잘못 해석된 오판이었던 것이다. 역사를 들춰보면 이런 사례가 얼마나 많을까 싶다.

 

 

이러한 과정에서 화자는 민들레 법칙을 깨닫는다. 의미를 붙이는 위치에 따라 민들레의 존재의 의미는 수천수만 가지가 될 수 있다는 거다. 이런 주제를 독자에게 전달하기 위해 작가는 신선하고도 짜임새 있는 매우 독창적인 방식으로 독자를 빠져들게 만든다. 이점에 이 책에 대한 호불호를 일으키는 원인이 아닌가 한다. 에세이, 자서전, 전기, 소설, 논픽션 이런 장르를 오가는 방식, 그리고 내용면에서도 생물학, 과학, 철학, 심리학을 오간다. 바로 이 점이 이 작품이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이며 또한 이 작품이 주제를 전달하는 방식을 스토리 자체에서 보여주는 것을 너머 글의 짜임과 갈래적 정체를 흔드는 것으로도 보여준다는 점에서 참 특이했다. 

 

또한 뒤로 갈수록 심지어 프롤로그까지 이어지는 저점에서 고점으로 흔들림 없이 독자의 흥미를 이끄는 능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개인적으로 내 평생 프롤로그가 가장 감동적인 책이 아니었나 싶다. 문장 또한 뒤로 갈수록 섬세하고 문학적이라고 느꼈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나는 이 작품이 무척 동양적이라고 생각한다. 주제 면에서 말이다. 다 읽고 주제를 파악한 후에 보니  책의 제목도 불교의 공사상이 연상되었다.  

 

 

모처럼 즐겁게 재미있는 독서였다. ^^ 

편리를 위해 규칙과 경계가 어느 정도 필요하겠지만 

거기에 집착하면 본질을 놓치고 

무엇보다 자유를 놓친다는 맹점이 있으니

열린 사유를 통해서 항상 깨어있는 자세가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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