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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도서/수필

어린이라는 세계 - 김소영 작가

by 저스트수 2022.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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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세계 - 김소영 작가 , 그리고 우리집 어린이가 만든 컵

 

 

솔직히 나는 오성이를 존중하며 키우는 세심한 부모는 아니다. 어린이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발달에 따른 미숙함을 그대로 인정하며 배려하는 나긋한 엄마가 아니다. 그보다 ‘내 아들’이라는, 아들 앞에 붙은 ‘내’라는 생각에 빠져 마음대로 지휘하고, 낙인찍고, 결정하고, 모진 세상의 경쟁에서 낙오라도 되면 어쩌나 싶어서 전전긍긍한다. 그리고 때로는 아이의 미래를 담보로 잔뜩 겁을 주기도 한다. 더 나쁜 건 이런 내 행동이 틀렸다는 걸 뻔하게 알면서도 ‘상황’의 논리에 나를 합리화하며 저지르는 잘못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라는 세계’, 이 책을 읽으며 중간중간 자꾸 눈물이 났다. 독서교실을 운영하는 저자가 어린이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서 나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되었다. 저자는 어린이가 품위를 지킬수 있도록 대접하는 어른의 자세를 강조한다. 그리고 그 자세가 어떤 것인지 친절하게 안내한다.

책을 읽다가 독서교실을 운영하던 시절이 그리워졌다. 독서교실에서 논술학원으로 간판을 바꾼 지 삼 년 되었다. 독서교실과 논술학원은 귤과 레몬만큼이나 다르다. 떠올려보니 확실히 제시문이 아닌 책을 두고 아이를 만났을 때 더 즐거웠다. 아이와 함께 책 이야기를 나눌 때만큼 몰랑몰랑 마음이 가득해지는 순간도 없다. 그래서인지 한 줄 한 줄 깊이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내년이면 벌써 열 살이 되는 권오성 어린이에게 좋은 의미에서 거리를 잘 두는 엄마가 되어야겠다. 다시는 나의 불안과 걱정을 아이에게 전이시키지 말아야지. 권오성 어린이가 그대로의 권오성의 길을 걷도록 더 여유 있게 곁에서 도와주는 부모가 되기 위해 지극한 노력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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